빅블러는 첨단 기술의 발달과 급격한 사회 환경 변화로 인해, 기존 영역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다. 1999년 미래학자인 스탠 데이비스의 ‘블러 :연결 경제에서의 변화 속도’에서 사용된 단어 ‘흐릿해지다’라는 블러(Blur)에 Big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이다.

 

빅블러라는 말을 몰랐다고 해도 우리는 일상에서 이 빅블러 현상을 접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모바일 기능을 강화하면서 온라인으로도 유통을 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에 진출하는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편의점에서 교통카드를 충전하는 것이 가능하고, 현금 입출금을 할 수 있으며 택배를 보낼 수도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체가 자사 모델을 앞세워서 각종 사업에 진출한 모습, 여행 전 온라인에서 신청한다면 오프라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와 우버 역시 빅블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빅블러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빅블러 현상으로 우리는 생활에 있어서 편리하지만, 업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다 보니 경쟁 범위가 넓어지고, 이로 인해 일부 업체의 영향력이 과도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스피크이지바는 사람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홍보도 하지 않아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가게를 말한다. 공개가 되지 않다 보니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가게인데, 보통 가게와는 다르게 간판도 없으며 출입구도 찾기 어렵다. 때문에 스피크이지바는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찾을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스피크이지바라는 용어는 1920~23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미국은 금주령 때문에 주류 판매가 금지되었고, 애주가들을 위해서 술을 몰래 파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이렇게 허가받지 않은 주점이나 주류 밀매점을 가리켜서, 소문이 나지 않게 조용히 말한다는 의미로 스피크이지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스피크이지바 외 블라인드 타이거, 블라인드 피그라는 말로도 불렀다.

 

초창기 스피크이지바는 소규모였으나 유흥의 목적도 없었다. 그러나 미국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점차 유흥 거리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시골에서도 소규모 사업가들이 스피크이지바를 운영했고 금주법 종료 이후에도 운영된 스피크이지바가 있었다.

 

금주령이 종료되면서 스피크이지바는 사라졌으나 2000년대 미국 뉴욕에서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유의 이색적인 분위기로 홍콩, 일본까지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12년 한남동에 처음으로 생겼다. 이후 2014년에는 강남과 홍대 등에서도 스피크이지바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과거에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화장품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소용량의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를 호핑족이라고 부르며, 호핑족은 대표적으로 뷰티업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호핑족은 뛰어다닌다는 뜻의 홉(ho)과 쇼핑(shopping)을 합친 단어로, 테스터 성격을 띄고 있는 소용량이나 소포장 제품을 주로 구매해서 사용한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사이즈가 작다 보니 휴대성도 좋고 제품 사용에 있어서도 부담이 없다.

 

우선 입소문이 난 화장품이나 새로 나온 제품에 호기심을 갖고 구매하려고 하지만, 나와 맞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작은 용량의 아이템을 선호하는 것이다. 단일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고, 최신 유행 제품을 사용해보고 싶어서, 여러 브랜드나 제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호핑족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추천을 받아서 구매했지만 나와 안 맞아서 방치를 하게 되고, 마음에 들어서 샀지만 끝까지 쓰지 못하고 유통기한을 넘긴 색조화장품들이 있다. 또 필요한 화장품만 챙겼는데도 파우치가 터질 것 같다 보니 외출할 때 불편함을 겪은 사람들도 여럿 있다. 호핑족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서 등장한 것이다.

 

샘플과 호핑족이 구입하는 제품은 다른데, 샘플은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며 한 두 번밖에 사용할 수가 없다. 반면 호핑족이 사용하는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사이즈가 작지만 충분히 제품을 사용할 수가 있다.

 

다크넛지는 자동결제의 빈틈을 노리는 것으로, 무료 이용기간이 끝난 상태에서 뒤늦게 이용료가 나간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취소를 해도 이미 빠져나간 이용료는 돌릴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다크넛지가 음원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선택을 바꾸는 것을 귀찮아하는 소비자들을 노린 것이다.

 

여행을 하기 위해서 숙소를 예약할 때도 다크넛지가 발생한다. 처음 예약 사이트에서 봤던 것과 실제로 결제해야 하는 금액이 차이가 난다. 내가 생각한 가격이 아니지만, 이미 여러 정보를 알아본 결과라면 가격 때문에 취소하기도 아깝다 보니 차액을 감수하고 예약을 한다. 이것이 바로 다크넛지다.

 

 

넛지는 옆구리를 팔꿈치로 톡톡 건드리는 것처럼 부드럽게 권유를 하는 것이다. 반대로 다크넛지는 소비자들의 실수하는 특성 혹은 귀찮아 하는 것을 이용한 것인데, 비합리적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소비자의 심리를 악용해서 사업자가 돈을 벌게 되는 것이다.

 

다크넛지로 인한 피해사례가 늘어나다 보니, 한국 소비자원에서는 최근 다크넛지를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편리한 자동결제도 좋지만, 기업의 상술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자동결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아야 한다.

 

사람들이 어떤 물건을 가지고 있을 때, 가지고 있지 않을 때보다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되며 이를 판매하려고 할 때 손실로 여기는 것을 보유효과라고 한다. 주로 체험형 상품에서 이를 이용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도 이를 이용하는데 이것을 애프터 리빙이라고 한다.

 

애프터 리빙은 우선 2~3년간 전세로 거주한 후 집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전세와도 같다. 수요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를 얻고, 건설사는 미분양 아파트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전략이 바로 애프터 리빙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프터 리빙은 건설사마다 계약 조건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계약자에게 각종 이자 지원 및 잔금 유예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일반 분양자보다 20~30% 정도가 할인된 분양가를 제공하기도 한다.

 

 

애프터 리빙은 과거 신규 아파트의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탄생한 것인데, 신규 아파트의 세입자는 줄어들고 아파트의 매매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애프터 리빙이 나타난 것이다. 할인분양과 마이너스 프리미엄, 역전세난이 생기기 전에 최후의 수단으로 애프터 리빙이 생겼는데, 때문에 애프터 리빙은 주택경기 침체를 보여주는 것이라도 할 수 있다.

 

애프터 리빙을 계약할 때는 세부조항들 때문에 계약서를 꼼꼼하게 봐야 한다. 2년 계약 후 주택을 구입하지 않는다면 건설자가 대신 내 준 이자를 갚야 하거나, 계약서를 잘못 작성하는 등의 일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건설사가 부도날 경우 애프터 리빙 계약자는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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