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물론 세상에서 유통되는 돈에는 시뇨리지라는 이익이 존재한다. 화폐주조차익(주초차익), 혹은 화폐발권차익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생하면서 얻는 이익이다. 쉽게 말하면 화폐의 액면가에서 제조 비용을 뺀 이익이다.

 

시뇨리지는 정부의 재원이 되기도 하는데 이 시뇨리지의 연간 총액은 유통통화량 x 시장이자율 - (제조비용 + 유통비용)으로 계산을 한다. 500원짜리를 만드는데 금 100원이 사용되었다면, 이 때 400원의 시뇨리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시뇨리지는 봉건 시대에서 시뇨르라고 부르던 영주들이 화폐주조를 통해서 이득을 얻은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당시 개인은 화폐 주조권자인 국왕이나 영주의 조폐소에 금이나 은을 주어서 보증 화폐의 주조를 의뢰했고, 그 주조 수수료로 해당하는 금속의 일정 몫을 받았다.

 

현대에서는 중앙 은행이 무이자의 화폐를 발행해서 이자를 취득하면서 얻는 이익을 말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는 기축 통화를 발행하는 나라가 시뇨리지 효과를 본다. 현대 화폐에는 금이 들어가지도 않고 약속된 화폐이기 때문에 종이와 잉크 등 훨씬 싼 비용으로 화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 재정 적자에 시달렸던 미국이 달러 발권량을 늘리고, 무역 흑자국에 국채를 파는 방식으로 버텼던 것도 시뇨리지 효과에 기인한 것이다.

 

 

1945년 브레튼우즈에서 미국과 영국이 협정을 벌였고 미국이 승리하면서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지정되었다. 이후 미 정부는 달러의 주조권, 즉 글로벌 시뇨리지를 장악하게 되었다. 미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에 의하면 미국이 누리고 있는 시뇨리지는 연간 110~150억 달러에 이른다.

 

시뇨리지는 부작용도 가지고 있는데,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상승 및 자국화폐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전쟁을 겪은 독일과 남미의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심각한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고통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를 위해서 중앙은행이 화폐 발행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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